로스트아크 3일 동안의 플레이 후기
로스트아크.
어떻게 말을 해야할까. 우선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 좋은 게임인가에 대한 질문이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 많을 테니, 이에 대한 답먼저 말해야겠다. 꽤 오래 전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올드 게이머로서, 스팀 게임을 의도치 않게 수집(?)하는 사람으로서 대답을 하면, 이 게임은 나쁜 게임이다.
올드 게이머에게 이 게임이 나쁜 이유는 우선 독창적인 특징이 하나도 없다. 다시 말해 이 게임을 누군가에게 말할 때, 이 게임 어디 어디가 참신하고 좋아라고 말해 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왠지 디아블로에서 봤던 것 같은 혹은 몬스터 헌터에서 봤던 무기들이 등장하고, 요즘 유행하는 스팀펑크도 요상하게 엮었다. 단정적으로 베꼈다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이걸 정확하게 대조해 비교하지 않아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MMORPG라는 장르의 발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게임계의 속사정을 생각해 이야기 하자면, 어쩌면 옛 게임 방식을 놓치고 싶지 않은 올드 게이머들의 발악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제작 태도는 이 게임을 홍보할 때 많이 이용되었다. 거기다 돈을 벌어야 하니 뭐...
앞선 문제에서 이어지는데, 이 게임을 제작한 게임 회사는 돈도 벌어야 하기 때문에 고질적인 한국형 양산게임 그 이상을 기대할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처음 소개 될때 예상은 했지만, 실체화 되어 나온걸 보니 더 실망스러웠다. 거기다 왠지 극악스러운 UI, UI는 유저 인터페스의 약자로 케릭터를 조종하는 방식을 말한다.
더불어 그래픽은 대부분 MMORPG가 그러하듯 최대한 낮춘 상태로 나왔다. 그런 이유로 디아블로3가 조금 더 나아진 듯한 모습일 수 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서 줌인 기능으로 케릭터를 확대해 볼 수도 있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그렇게까지 당겨서 볼일은 많지 않고, 줌인된 상황은 시네마틱으로 불리는 퀘스트 중간 중간 이야기를 풀어가는 장면으로 활용되는 것이 이 게임을 해보는 사람들의 전부일 것으로 예상 된다.
단점의 마지막으로 스토리... 한국형 MMORPG게임들이 다 그러하듯 스토리는 게임 시스템에 충실히 따라가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거기다 대놓고 복선을 심어서 뒤에 나오는 이야기가 전혀 되지 않는 이 무식한(?) 스토리 전개가 정말 놀라웠다.
오래 전에 유명 작가들을 데려다 놓고 게임을 만들면서 한국형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를 고치겠다는 식으로 나름 게임계에선 노력을 했었다. 대표적으로 게임 스토리를 소설화해서 인기 작가가된 전민희라던지, 무협쪽에서 꽤 이름을 알렸던 이들이라던지. 많은 작가들을 데려왔지만 모두 실패했다.
나는 스토리를 풀어가는 면에서도 실패였다고 판단한다. 왜일까? 이건 게임을 만드는 시스템의 문제인데, 해외의 경우는 이야기를 만든 다음에 게임 시스템이 따라가는 느낌으로 개발이 된다면, 한국은 게임 시스템을 다 만들어 놓고 이야기를 덧입히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물론 세세한 것이야 나름 사정이 있긴 하지만, 만들어저 나오는 꼴은 항상 이런 식이다. 그러니 어떤 유명작가를 데려다 놓아도 이야기가 개판이 된다.
로스트아크의 이야기도 전형적인 한국형 스토리가 입혀졌다. 그나마 다행(?)인건 한 장소에서 퀘스트를 받으면 다음 장소로 이동하면서 퀘스트가 자연스럽게 진행이 된다는 것이다. 게임 진행을 위해선 꽤 좋은 구조지만, 이런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이야기를 얼마나 단순(?)화 하고 억지로 끼워맞추었을 지는 굳이 다 읽어보지 않더라로 눈에 훤히 보일 것이다. 물론 실제로 해보니 내 예상에서 벗어난 것이 하나도 없었다. ㅡㅡ;;
그래서 이 게임은 나 처럼 오랜 시간 게임 시장을 지켜보고 즐겨왔던 올드 게이머들에겐 최악의 게임인 것이다. 특히 스팀으로 나오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인디 게임 "작품"들을 종종 만나보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욱 더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단점을 신나게 이야기 했으니 장점(?)을 좀 이야기 해야 겠다. 앞선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이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이 아이러니한 느낌은 왜 드는 것일까?
우선 한국의 유명 게임 개발사들이 죄다 모바일로 뛰어 들었다. 그래서 새로운 MMORPG게임이 최근 몇년간 거의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물론 이건 거대한 자금이 투자된 게임에 한해서다.) 사실상 무주공산이 된 대한민국 MMORPG게임 계에 들어왔으니 이목의 집중이 잘된다. 좋으나 나쁘나 화제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앞에 단점으로 적었지만, 어디선가 본듯한 이야기와 게임 시스템이 사람들을 쉽게 적응하게 할 것이다. 물론 극악의 UI가 란 난이도가 조금 있지만 그정도는 뭐 쉽게 극복이 되리라 본다. 왜냐면 이 게임은 디아블로를 참 많이 차용(?) 혹은 베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스겟소리로 이 게임을 접한 외국인들이 코리안 스타일 디아블로란 별칭을 붙여 떠들고 있는 것이다.
디아블로를 닮았다는게 단점이지만 요상하게 장점이 되어버렸다. 왜냐면 블리자드에서 디아블로를 모바일로 내놓기 때문이다. ㅡㅡ;; 이 발표로 블리자드 주가가 폭락중이다. 여하튼 PC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디아블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다보니 상당수 아저씨(?)라 불리는 올드 게이머들도 꽤 넘어가고 있는 중이고, 그들에 의해 나쁘지 않은 게임으로 여론이 형성되어가고 있다.
이 게임의 상업적 성공 여부는 오픈 후 처음 한달이 지나봐야 안다. 한달 정도면 소위 오픈 빨로 불리는 이들은 많이 줄어 들 것이고, 이 게임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정확한(?) 예측 데이터가 뜰테니까. 내가 보기에 이 게임은 한국에서 서버 안정화만 잘 잡히면, 바로 영어권으로 진출이 가능하리라 본다. 더불어 손익 분기점도 꽤 빠르게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디아블로가 없는 시장에 디아블로 닮은 한국식 게임이 나왔으니 사실상 뻔한 이야기 아닐까?
물론 디아블로 이모탈이란 모바일 게임이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아주 아주 잘 나온다면 이야기가 달라 질 수도 있겠지만, 글쎄 그 게임이 아주 잘 나온다고 해도 로스트아크에게 나쁜 영향은 없을 듯하다. 애초에 PC로 게임을 즐기는 층과 모바일로 즐기는 층은 꽤 다른 부류의 사람들일테니 말이다.
간단히 요약하자.
좋은 게임을 하고 싶은가? 로스트아크는 아니다. 딴걸 알아보는걸 추천한다.
이것 저것 배워나가는 것이 귀찮고, 디아블로를 꽤 좋아 했나? 로스트아크가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