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14잡담] 지금 이게임 해도 될까?
원래는 이런저런 데이터를 정리하고 이미지화를 해서 뭔가 있어보이게 꾸미려고 했지만.... 게임에 좀 미쳐있었던 것도 있고, 귀찮았던 것도 있어서 사실상 포기했다. ㅜㅜ 그래서 결국 잡담형식으로 쓰게 되었다. 지금 나한텐 뭐라도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한 때기도 해서....
이 게임을 호기심 차원에서 해보려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특히 파이널 판타지의 오래된 팬이라면 더욱 더. 다만 좀 아쉬운 이야기가 있다. 2016년 1월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좀 하자. 이 게임이 정식 서비스 된지 4개월쯤 된 상황인데 사람들이 줄어가고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지만 내 생각에는 한국 게이머들의 취향과 맞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다. 왜냐면 보통 한국에서 게임이 서비스되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운영에 관한 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져서다. 해당 게이머들이 모이는 진지한 공간에서 운영에 대한 성토와 비난이 끊이지가 않는 것이 보통이고, 그런 여론은 결국 해당 게임이 빠르게 서비스를 종료하게끔 만든다. 그에 비해하면 파판14의 경우는 운영에 대한 비난은 거의 없는 편이다.
대신 사람들이 꾸준히 이야기 하는 불만은 이런 이야기다. 만렙으로 불리는 렙업 달성 이후 지속적으로 해야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위에 내 프로필을 올린 것만 봐도 만렙을 채울 것이 많은데 이게 무슨 헛소리냐고 할지도 모른다. 맞다. 논리적으로 보면 헛소리다. 다만 이 이야기를 단순히 논리적 오류라 잘못된 말이니 무시해야 된다며 넘어가면 안된다. 사람들이 그걸 몰라서 저런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는 것이 아니다. 저 이야기는 나름의 해석이 필요한데, 내 게임 경험에 의해서 해석을 하자면 다음과 같이 풀이가 된다.
무엇이 되었든 일단 만렙을 찍고 난 이후, 지속적으로 "즐겨야 할 무언가"가 없다는 말이라고 봐야한다. 그것이 개인적인 차원이 말일 수도 있는데, 나는 이걸 개인의 문제보다 한국의 대다수 게이머들의 성향으로 해석한다.
사람들과 언론이 그렇게 욕하던 리니지의 미친듯한 생존력과 이후 엔씨에서 후속으로 만들었던 아이온과 블러드앤소울이 성공적인 안착이 그 증거라 생각한다. 뭐랄까... 사람들과의 경쟁(?)과 싸움이 지속되어서 남들보다 우월함을 느끼고 싶어하는 성향 같다. 그렇게 바라본다면, 파판14는 만렙 달성 혹은 이후 최고의 무기라 불리는 아이템을 얻고난 이후엔 할 것이 없는 것이 맞다. 그래서 이 문제는 그동안 유지되어 온 한국 온라인게임 유저들의 성향충돌이라고 보면 된다. 외국에서도 이런 성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인 분위기는 좀 다르다.
이런 유저들의 취향에 맞춘 PVP던전이 있긴 하지만 아쉬운 것은 이것이 이벤트 차원의 공간이라 이 게임에 몰입하는 요소로 작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것과 앞으로의 방향도 PVP보단, 지속적으로 제공되는 클리어하기 어려운 던전에 있지 않을까 싶다. 이게 외국에선 잘 먹히고 있어서 글로벌 서버쪽에선 성적이 괜찮은 편이지만 한국에선 게이머들의 성향 때문인지 잘 안먹히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게임 속에서 타인들과의 치열함으로 얻는 쾌감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지않다. 이 게임의 기획의도도 그렇고 지속적인 업데이트도 치열함보다는 '다같이 이 이야기 좀 봐줘, 그리고 같이 놀자'의 느낌이 강하니 말이다. 종종 커뮤니티에선 초식성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런 그들의 표현이 이 게임을 재미나게 즐기는 사람들을 잘 표현하는 단어라고 본다. 그 덕분에 누구보다 빠르고, 누구보다 강해지려는 열망에 사로잡힌 유저들과 그런 것을 싫어하는 유저들 사이에 감정 싸움이 끊임없이 일어나서 종종 커뮤니티가 시끌시끌 하다는 것이... 가끔 안타까운 뭐... 그런 상황이다.
나는 이 게임이 한국에서 얼마나 오래 서비스를 할 수 있을진 장담하지 못한다. 다만 예전에 한국에 진출했다가 유저들이 많지 않아서 빠르게 철수 할 수밖에 없었던 몬스터 헌터에 비해선 오래 버티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아직도 많긴 하지만 유저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는 게임에 지친 게이머들이 '초식성 게이머'로 변화하는 비율이 조금씩이나마 늘고 있다는 것도 이 게임이 한국에서 서비스를 그리 쉽게 접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나저나 난 그냥 게임 속에서의 내 이야기를 남기고 싶었는데, 끄적거리다보니 게임 평론을 써버렸다. ㅜㅜ
다음 잡담에선 좀 더 쉽고 잡다한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