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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필드온라인

오늘의 역전승 이야기




배필을 하면서 4~5판을 연속으로 져도, 이런 역전승을 한번 하면 새로운 물건을 가지게 된 것보다 기분이 좋다.
 
마쉬르트에서 3판을 연속으로 졌었다. 그중 2판째에는 어느정도 따라잡는듯 하다가 져버려서 매우 아쉬웠다. 그런데 3번째 판에서는 손도 못써보고 왕창 밀려버렸다.
 
안그래도 첫판에서 너무 밀려서 화가 났었는데, 둘째판에서 뭔가 되는듯 싶더니 세번째 판에서는 흔히 말하는 학살을 당했다.
 
둘째판에서는 첫판에서 좀 따라와주던 사람들을 모아 모아서 수비형 분대 플레이를 했었다. 덕분에 미군의 뒷마당지역을 공고하게 지키는데는 성공했지만 다른 분대들이 거점을 먹지 못하는 바람에 아슬하게 지고말았다.
 
그래서 세번째 판은 분대원들을 잘 데리고 다니면 이기겠다 싶었는데, 잘 따라와주던 사람들이 다들 사라졌다.
 
이래서 익숙치 않은 이들과 분대를 한다는 것이 어렵다. 세번재 판이되어서 새로 분대원을 모아야 했지만 너무 귀찮았다. 왠지 나도 기운이 빠졌다고 할까? 분대장을 하다보면, 이렇게 잘따라주던 분대원이 사라진 순간 허무함을 느끼고 만다.
 
그러다가 러시아 팀에게 학살을 당했다. 지는 팀에서 항상 볼수 있는 지휘관 바꾸기 놀이.. 걸국 지휘관 자리가 공석이 되어 내가 자리를 잡았지만 역전하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그 다음판이 되었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지휘관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제막 지휘관을 했는데 누가 자꾸 지휘관 하고 싶다고 자리를 양보해달라고 했다. 보이스가 되는 자신이 하겠다고....
 
왠지 자리를 내주고 싶지 않았다. 연속되는 연패에 화도 조금 났고, 지더라도 내가 하는 편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내가 챗창에 쓰는 글을 사람들이 안따라 주었다. 미군에게는 뒷마당이 중요하다고 그렇게 외치는데도 다들 딴데서 놀고 있을 뿐이었고, 전략을 열심히 떠들어대도 니가 뭔데라는 듯이 다들 엉뚱한데로만 가고 있었다.
 
 
덕분에 초반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밀고 밀리던 상황속에서 나는 챗창에다가 지속적으로 지금 우리가 해야하는 전략을 이야기 했다. 어디가 지금 중요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이 좋은지 이야기 했다.
 
그리고 다 따라와주지 않은 것임을 알았다. 그래서 중요한 곳만 거의 도배 수준으로 외쳐댔다.
 
 
지금 뒷마당이 중요합니다. 뒷마당, 언덕, 사원을 먹고 방어위주로 해주세요.
 
지금 적이 뒷마당에서 대거 부활하고 아무리 많다하더라도 보병 여러분들은 뒷마당을 공략해주셔야 합니다.
 
빈 거점은 수헬팀이 공략해주고 있으니 뒷마당으로 가주세요.
 
적 기지에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말고 거점 먹으러 가주세요.
 

 
 
이렇게 타자를 계속쳐댔다. 물론 모든 사람이 따라와 주지 않을 것을 알았다. 내가 백날 이렇게 외쳐대고 있어도 자기 마음껏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그러다가 점점 상황이 균형을 맞아가기 시작했다. 사실 내 전략보다 열심히 뛰어준 사람들에 의해서 균형이 맞았지만...
 
그러더니 점점 사람들이 내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곳에 집중적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물론 그와중에도 모든 팀들이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는 않았다.
 
 
 
 
내가 원하는 것은 모든 분대가 내 뜻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분대장들이 힘을 못쓰는 분대와 개인들이 움직여주기를 바란 것이었다.
 
게임 속에서 지휘관은 밑그림만 그릴뿐 결국 색채를 입히는 것은 분대장들의 순간적인 판단과 행동이다. 유기적인 2개 분대가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있었고, 나머지는 내가 생각한대로 움직여주기 시작하자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처음 500점 차이까지 벌어졌던 점수는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400점, 200점, 100점 점수가 줄어듦을 중계했고, 계속 사람들을 다독였다.
 
 
 
역전할 수 있다. 조금만 더하면 이길수 있다.
 
점수가 이렇게나 좁혀졌다.
 
이제 점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렇게 챗창에 쓰고 있었는데, 어느새 미군이 모든 거점을 먹었다.
 
이 상황에서 내가 당부했던 것은 우리가 역전할테니 러시아 기지로 가지 말라는 것이었다.
 
모든 거점을 먹었지만 종료 점수가 몇점 남지 않았었고, 상황이 뒤집어지는 경우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모두가 적 기지로 올라가는 경우다.
 
지속적으로 사람들에게 방어를 주문했고, 사람들은 무리하지 않고 방어를 해주었다.
 
기습적으로 후방의 거점을 적이 먹으러 왔지만 사람들이 열심히 방어해 주었고, 결국 종료 점수를 약 50점 남겨두고 역전의 드라마를 썼다.
 
 
 
 
이런 맛에 이 게임을 한다. 이런 멋진 역전승 한번이면, 아무리 연패를 당했다 하더라도 기분이 싹 풀리고 기쁨만이 남게 되니까. ^^